피터 코위가 로라 허쉬버그와의 대담을 통해 영화 사운드에 관한 그녀의 생각을 들어봅니다.

로라 허쉬버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 할리우드 최고의 재녹음 믹서 중 한 명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영화 다크 나이트를 통해 공동 믹서인 개리 리조와 함께 올해 Academy Award® 후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 밖에 타이타닉, 호스 위스퍼러, 패닉 룸, 배트맨 비긴즈, 인투 더 와일드, 연을 쫓는 아이, 아이언맨의 제작에도 참여했습니다.

다크 나이트
다크 나이트에서 열연한
크리스찬 베일과 히스 레저

작곡가와 마주 앉아 완성된 영화음악을 들어볼 수 있는 단계는 언제입니까?

저 같은 경우에는 영화가 실제 상영되는 단계가 되어야 그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임시로 믹스를 하기 때문에 음악이 어떤 느낌일지 파악할 수 있죠. 요즘의 영화음악 녹음 방식에서는 음악을 하나로 결합시키지 않고 여러 개의 줄기를 만듭니다. 다크 나이트에서는 이러한 줄기가 12가지는 되었던 것 같아요. 따라서 어느 시점에나 음악 각 부분의 균형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다크 나이트의 음악은 매우 기술 집약적으로 만들어졌죠.

클럽 장면에서는 음향 효과와 효과음 녹음이 많았습니다. 배트맨의 주먹이 강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쿵쾅대는 음악 사이로 주먹 소리가 들리게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작업이 꽤 까다로웠습니다.

배트맨 비긴즈의 작업 경험이 다크 나이트의 사운드 재녹음 작업에 도움이 되었습니까?

물론입니다. 조커의 테마곡을 제외하면 음악이 기본적으로 이전과 동일하니까요. 다크 나이트는 모든 배트맨 영화를 통틀어 가장 사실적입니다. 배트맨은 고무로 된 옷을 입고 날아다니는 인물이다 보니 아무래도 현실감이 떨어지지만, 나머지 모든 등장인물은 상당히 현실적입니다. 고담시도 최대한 현실적인 환경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SWAT 팀이 매복해 있고 히스 레저가 다양한 바주카포로 무장한 장면은 아주 기괴한 느낌마저 드는데, 그 기괴한 분위기 속에서 폭발이 일어납니다. 완벽하게 편집된 시퀀스로 작업하셨습니까, 아니면 최종 편집본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음악을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까?

우리가 작업할 단계가 되면 영화는 완전히 확정되어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마지막까지 영화를 많이 수정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우리가 최종 믹싱을 시작하기 전에 촬영본을 확정하죠. 트럭을 추적하는 시퀀스에서는 거의 음악이 깔리지 않았고 이 때문에 이상하게도 사실적인 느낌이 듭니다. 관객의 입장에서, 이처럼 감성적 단서를 제공하는 음악이 없으면 관객이 직접 감성적 요소를 모두 끌어모아야 하죠. 이러한 방식을 통해 영화가 더욱 사실적으로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 특정 장면은 화면 컷이었으며, 이를 믹싱할 때는 대단히 많은 요소를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최종 믹스의 순간이 되어야만 모든 요소들을 결합할 수 있고 비로소 영화에 잘 어울릴 것인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로라 허쉬버그
로라 허쉬버그

공동 사운드 재녹음 믹서인 게리 리조와는 작업을 어떤 식으로 분담했습니까?

게리는 대화와 효과음 녹음을 믹싱하고 저는 음향 효과와 음악을 믹싱합니다. 그래서 항상 함께 작업하죠. 단, 언제나 대화 소리를 보호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합니다.

Dolby의 "컨테이너"는 얼마나 도움이 되었습니까?

발키리의 경우에 해외용 믹싱이 많았는데, 물론 해외용 버전에서는 모든 대화가 대체되거나 ADR로 처리하고 대화가 최대한 영어 대화와 비슷하게 들리도록 믹싱해야 합니다. 트랙은 전 세계에서 들어오고 독일, 프랑스 혹은 이탈리아 등 각 레코딩 스튜디오에는 고유한 설정, 고유한 환경, 그리고 고유한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컨테이너가 정말 매력적인 부분은 사운딩이 우수하고 멀티밴드 리미터 역할을 하며 ADR에서 사용할 때는 세트에서 녹음한 마이크와 같은 소리를 즉시 내주기 때문에 트랙을 관리하기가 매우 용이하다는 점입니다. 다만 아직은 아날로그 장치이기 때문에 증속 구동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듣기 거북한 레코딩을 가져와서 보다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만드는 첫 단계에 사용하기에 아주 좋습니다.

컨테이너는 광 사운드트랙을 만드는 데 사용하도록 개발되었는데, 광학 카메라에는 헤드룸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이 특정한 프로세스를 위해 컨테이너가 고안되었습니다. 프린트 마스터링에서 컨테이너를 사용하는 것은 멀티밴드 리미터를 실행하여 여전히 강력하고 풍부하며 의도에 가까우면서도 광 사운드트랙에서 기술적으로 작동하는 억제된 사운드를 만들 수 있고, 광학 카메라는 왜곡시키지 않는 간편하고 훌륭한 방법입니다.

로케이션 사운드가 많이 필요한 연을 쫓는 아이와 같은 영화에도 참여했는데, 재녹음 믹스 단계에서 이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까?

요즘은 프로덕션 사운드 녹음기사 분들이 워낙 실력이 좋아서 어려운 로케이션에서 훌륭한 사운드를 녹음하기도 하고, 반대로 스튜디오 녹음에서 상당히 낮은 품질의 사운드를 얻는 경우도 있습니다. 연을 쫓는 아이에서는 훌륭한 사운드 재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프로덕션 믹서는 여러 개의 마이크를 사용한 멀티채널 실시간 녹음을 통해 멀티트랙 레코더로 녹음하기 때문에 편집자가 나중에 각 장면과 카메라 테이크에 가장 적합한 채널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감독들과는 얼마나 긴밀하게 작업하십니까? 믹싱 단계에 무관심한 감독도 있고 반면 믹싱에 철두철미하게 관여하는 감독도 있을 것 같은데요.

감독마다 후처리 과정에 보이는 관심의 정도가 다른데, 간혹 편집, 사운드 편집, 믹싱 등의 모든 작업을 정말 즐기면서 작업 시간 내내 함께하려고 하는 감독도 있습니다. 크리스 놀란 감독이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죠. 그는 믹싱 작업의 전 과정을 함께합니다. 반대로 결과물이 어느 정도 준비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와서 보고 관객처럼 반응을 보이는 감독도 있습니다. 결과물을 만든 방법에 대해서는 전혀 궁금해하지 않고 결과물이 좋은지 아닌지에만 관심이 있죠. 그건 감독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따라 다릅니다. 제임스 카메론과 같이 특수 효과에 푹 빠진 감독들은 전 과정에 참여하고, 감독 겸 배우인 로버트 레드포드나 숀 펜과 같은 영화 제작자들은 영화를 관람하고 영화를 육감적으로 느끼는 부분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믹싱 작업을 너무 많이 보면 효과를 제대로 느낄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이러한 감독들은 자신들이 즐기는 자연스러움을 잃을까 봐 작업 과정에 모두 참석하기를 꺼립니다. 제가 재녹음을 맡았던 패닉 룸의 감독인 데이비드 핀처 역시 믹싱 작업실에는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간혹 있는 시험상영 때만 결과물을 확인하죠.

1992년부터 1993년까지 토이즈, 비밀의 화원, 미세스 다웃파이어 등의 영화의 믹싱을 시작할 때와 비교해 볼 때, 디지털 혁신이 작업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까?

과거 아날로그 환경에서 작업할 때는 프로세스가 직선적이었고 지금보다 훨씬 속도가 느렸습니다. 지금은 디지털 랜덤 액세스 믹싱을 통해 필름의 장면 사이를 훨씬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죠. 우리 일은 시간에 쫓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정은 점점 더 빠듯해지고 그에 따라 작업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죠.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는 이유가 타당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요즘은 많은 영화의 제작자들이 일단 서둘러 제작을 마친 영화를 관객에게 선보였다가 나중에 다시 믹싱 룸으로 가져와서 잘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확인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아슬아슬하게 영화 개봉일에 맞춰서 사운드를 최종 마무리해야 하는 압박을 받는 경우도 많죠. 더욱이 요즘에는 시각 효과에 중점을 두다 보니 믹싱을 등한시하는 감독들도 많습니다.

요즘 영화, 너무 시끄럽지 않습니까?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된 데는 이유가 있죠. 예전에는 영화가 Dolby 스테레오로 제작되었고 6개의 디스크리트 채널을 이용한 이러한 풀레인지 디지털 사운드가 없었습니다. 그때는 그러한 기술에 익숙하지 않았고 3~3.5채널 스피커가 고작이었죠. 점차 많은 스피커가 추가되면서 실제로 영화가 상영관에 뿜어내는 에너지가 실로 크게 늘어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는 영화의 톤이 조금 줄어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스튜디오가 홈 시네마로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믹싱을 할 때 DVD나 블루레이 출시를 염두에 두고 작업하십니까?

영화관용 믹싱을 할 때는 그렇지 않습니다. 마지막에 홈 비디오용 버전을 따로 준비하기 때문에 DVD나 블루레이로 듣는 다크 나이트 버전은 영화관에서 듣는 것과는 다릅니다. Dynamic range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일부 장면은 홈 씨어터 환경에서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지 못합니다.

수년간 사운드를 영화 관람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게 하는 과정에서 Dolby가 어떤 도움을 주었습니까?

저는 Dolby 엔지니어와 정말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고, 특히 댄 스페리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는 프린트 마스터 작업 마지막에 참여해서 많은 것을 알려주었어요. SRD를 시작으로 Dolby 기술은 크리에이티브 범위를 크게 넓혀주었죠. 저희 입장에서는 보다 훌륭한 사운드를 제작할 수 있도록 Dolby가 계속 함께 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Dolby의 직원들은 전문적이고 또 헌신적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