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코위가 필립 노이스와의 대담을 통해 영화 사운드에 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봅니다.

필립 노이스만큼 다양한 경력을 자랑하는 호주 감독도 없을 것입니다. 패트리어트 게임, 긴급 명령 등 많은 예산을 들인 그의 액션 스릴러는 이미 수백만 명의 영화 관객들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안목 있는 영화 애호가들은 호주에서 만들어진 그의 초기 영화에 찬사를 보냅니다. 그 중에는 뉴스프론트, 히트웨이브죽음의 항해(니콜 키드먼을 스타덤에 올려놓은 영화) 외에도 2002년에 마이클 케인이 Oscar®상 후보에 올랐던 영화 조용한 미국인, 그리고 1930년대와 1940년대 원주민에 대한 호주의 정책을 적나라하게 고발한 토끼 울타리가 있습니다.

노이스에게 사운드는 언제나 영화 제작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로 여겨집니다. "1970년대 후반 두 개의 사운드트랙이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고 지금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라고 그는 회상합니다. "첫 번째는 지옥의 묵시록으로 당시 월터 머치는 영화 속 사운드의 사용 방식에 혁신을 몰고 왔죠. 그리고 두 번째는 천국의 나날들이었습니다. 테렌스 맬릭의 영화에 나왔던 대사가 기억납니다. '당신의 눈이, 당신의 귀가, 당신의 감각이 압도될 거예요.' 1978년 웨스트우드에 있는 폭스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보며 사운드가 사용된 방식에 매료되었던 경험이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이 영화는 기존의 35mm에서 70mm로 커진 필름에 촬영되었기 때문에 6트랙 [자기] 서라운드 사운드가 사용되었습니다. 구식인데다 작업이 까다롭지만 사운드 재현에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었죠. 수년 동안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졌지만 미묘한 표현이나 과장된 표현 모든 부분에 있어 이후 어떤 영화도 천국의 나날들이나 지옥의 묵시록을 능가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노이스는 모든 단계에서 사운드 녹음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입니다. "실제로 사운드 스토리보드를 만들지는 않지만 스크립트에 메모를 해두었다가 장면을 촬영할 때 항상 사운드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기회를 찾습니다. 그러나 후처리 단계에서 대부분의 '사운드 스크립트 작성'이 이루어집니다. 촬영 현장에서 저는 벌레, 새, 바람 소리 등 최대한 많은 사운드를 녹음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촬영할 때는 우선 프로덕션 사운드, 대사 등을 녹음하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되고 현장에는 많은 촬영진이 모여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깨끗한 사운드 트랙을 얻기가 어려워 한계가 있죠. 일반적으로, 후처리 과정에서 이러한 사운드의 많은 부분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노이스는 또 이렇게 말합니다. "세트에서 녹음한 오리지널 사운드를 사용할 때 저는 늘 두 가지 상충하는 욕구 사이에서 고민합니다. 배우들은 대부분 실제로 그 장면을 연기한 당시의 사운드를 그대로 사용하면 최상의 연기력을 보입니다. 하지만 배경 소음이나 연기 문제 등으로 인해 후처리 단계에서 사운드를 교체해야 하는 경우가 되면 저는 늘 기쁩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이미 영화를 다 촬영하고 전체 스토리를 파악한 상태에서 대사의 느낌을 다시 확인하고 다른 색깔과 액센트를 입혀보는 것은 언제나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배경 사운드가 없는, 그래서 사운드 에디터가 만든 고유 사운드로 처리하기에 적합한 대사를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노이스는 루핑을 위해 배우를 후처리 스튜디오로 부르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일부 감독과 배우들은 대사를 재녹음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두 손을 들어버립니다. 저는 연기를 재차 확인하고 좀 더 세부적으로 다듬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작업을 관객과 더 긴밀하게 연결하는 기회로 생각합니다. 더욱이, 선명하게 녹음된 대사, 불필요한 배경 사운드 없이 사전 녹음된 대사가 있으면 그 대사에 적합한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노이스는 최근 몇 년 사이 영화 상영의 질이 비약적으로 개선된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독립 영화에서도 디지털의 사용 저변이 확대되면서 오늘날에는 사운드가 믹싱 스튜디오에서 믹싱한 대로 관객에게 전달된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때는 그 가능성이 극히 낮은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죠. 사람들이 만들어진 사운드를 거의 감지하지 못하는데 믹싱 스튜디오에서 시간만 낭비하는 것 같다고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 덕분에 확신이 생겼죠. 과거에는 'X, Y 또는 Z가 갖춰지지 않은 극장에서 상영될 수도 있으니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듣곤 했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좁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점차 모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노이스의 1978년 영화 뉴스프론트에서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격렬한 홍수 장면에 사용된 오디오는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노이스는 다음과 같이 회상합니다. "1970년대에는 매우 적은 후처리 예산을 가지고 모노로 작업하던 때였기 때문에 사운드 에디터[피터 위어의 갈리폴리에 경이로운 모노 사운드를 만들기도 했던 그렉 벨] 개인의 능력과 재능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사운드를 처음 들을 때는 모노 트랙이 너무 복잡해서 마치 스테레오를 듣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습니다. 과거에는 사운드를 조절할 수 있는 도구로 '더 크게', '더 부드럽게', '고음' 및 '저음 강화'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뉴스프론트의 홍수 장면에서는 '더 크게'와 '저음 강화'를 사용했죠! 반면 오늘날 DVD의 경우 사운드나 영상 구분 없이 영화가 모두 디지털 방식으로 리마스터링되고 Dolby® Digital에서 리믹스됩니다."

"제가 작은 영화를 크게 보이게 만들고 싶을 때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투자 방법이라고 자주 얘기하는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2.35:1 아나모픽 프레임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2.35 영사 프린트를 만들 수 있는 렌즈에 투자하는 것이죠. 두 번째는 사운드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토끼 울타리는 현금 3백만 호주달러로 제작되었습니다. 필름 비율은 대부분 2.35:1 형식을 사용해서 상영되었고 Dolby Digital 서라운드 사운드를 활용했기 때문에 스토리의 감정, 범위 및 효과가 훨씬 강렬하게 살아났습니다. 넓은 dynamic range 덕분에 큰 loudness로 관객을 충격에 휩싸이게 하고 잠시 후 적막과 고립의 순간을 연결하여 관객이 어린 원주민 아이들의 분노와 두려움을 느끼게 할 수 있었습니다."

노이스가 그 "비율" 형식을 좋아하는 이유가 프레임을 잡거나 클로즈업 혹은 광각 촬영을 결정할 때 홈 비디오 화면 크기를 고려해서인지 궁금했습니다. 노이스는 다음과 같이 단언합니다. "영화를 만들 때 저는 반대 방향의 입장입니다. "다시 말해서 영화관 화면만을 생각합니다. 죽음의 항해[1989] 때부터는 2.35:1 혹은 아나모픽 프레임으로만 영화를 촬영하고 있습니다(아나모픽 렌즈를 사용하지 않고 Super 35 사용). 예전과 같이 카메라를 통해 실제로 장면을 확인하지 않고 비디오 모니터를 통해 촬영 내용을 관찰하는 요즘 감독들은 텔레비전이나 홈 비디오가 아닌 영화관용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형 화면 프레이밍 기술은 거의 사라졌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텔레비전 감독 출신인 알란 파커나 리들리 스콧 감독보다는 데이비드 린이나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장면을 촬영할 때 사용하던 프레이밍을 충실하게 따르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알란 파커나 리들리 스콧도 훌륭한 영화 감독이지만 프레이밍과 촬영 크기의 관점에서 TV 스타일의 영화 제작 방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할 때와 홈 엔터테인먼트 환경에서 감상할 때에 어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습니다. 노이스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다른 관객과 함께 영화를 관람할 때 경험할 수 있는 집단 역학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경험은 집에서는 할 수 없죠. 아주 큰 집에서 엄청나게 많은 가족이 모여 살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런 경우라도 영화관이 오히려 나을 겁니다! 영화를 각자 나름대로 감상하며 그 느낌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영화관에서의 경험은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사운드 재현에서 기술적 혁신이 가져온 가장 주목할 만한 결과는 모든 소비자를 잠재적 영화 애호가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좋은 현상이죠. DVD와 첨단 사운드 재현 기술이 만들어낸 커다란 진보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집에서 영화관과 같은 영화 관람 환경이 재현된다 해도 영화관 경험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사운드가 영화 산업과 영화에 대한 관객의 인식에 그토록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영상은 뇌에서 재해석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 의미가 즉각적으로 인지되지 않지만 사운드는 귀로 듣고 중추 신경계로 직접 전달되어 즉시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운드는 영상보다 더 효과적으로 관중을 이야기 속으로 몰입시키는 방법입니다. 뇌는 나중에야 발생한 상황을 인지하지만 이미 사운드에 감정적 반응이 일어난 후이며, 토끼 울타리의 경우에 초반부 두려움을 유발하는 초저음이 사용된 것과 같이 단순한 사운드를 통해 이러한 반응이 유도될 수 있습니다. 가능성은 적지만 이러한 초저음을 인지할 수 있다고 해도 뇌가 인지하는 작용은 아니며 단지 감각적 경험일 뿐이죠."

그는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갈수록 녹음과 사운드 재현 기술이 향상되고 전 세계 극장주와 운영자들이 사운드 혁신에 매료되면서 사운드에 대한 인식이 오늘날에 와서 특히 많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극장주들은 대부분의 관객이 가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시스템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영화 관람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죠. 그래서 저는 사운드가 영화 관람 경험의 50퍼센트가 아니라 60퍼센트를 차지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필립 노이스는 1950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그리피스에서 태어났습니다. 주요 영화: That's Showbiz(데뷔, 1973년), Backroads(1977년), 뉴스프론트(1978년), 히트웨이브(1982년), 죽음의 항해(1989년), 패트리어트 게임(1992년), 실버(1993년), 긴급 명령(1994년), 본 콜렉터(1999년), 토끼 울타리(2002년), 조용한 미국인(200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