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감독: 톰 티크베어

피터 코위가 톰 티크베어 감독과의 대담을 통해 영화 사운드에 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봅니다.

톰 티크베어 감독은 1993년 첫 장편 영화 Deadly Maria를 제작했지만 국제 무대에서 이름을 알리게 된 결정적인 작품은 롤러코스터처럼 빠른 전개와 통찰력 있는 캐릭터 묘사로 관객을 놀라게 했던 1998년작 롤라 런이었습니다. 그로부터 2년 뒤 티크베어는 공주와 전사, 그리고 고 크지시토프 키에슬롭스키 감독의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헤븐(케이트 블란쳇 주연)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이어서 발표한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2006)는 1980년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던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원작 소설을 약 20년 만에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로, 현재까지 티크베어의 영화 중 가장 많은 예산을 들여 야심차게 제작한 작품으로 손꼽힙니다.

늘 자신의 영화음악을 직접 작곡하는 티크베어 감독에게 향수에서 사용된 사운드와 음악의 관계에 대해 물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영화의 음악적 측면은 사람을 어떠한 감정적 인식에 이르게 하는 추상적 요소들 간의 관계와 큰 관련이 있죠. 우리는 사운드를 통해, 그리고 사운드와 이미지가 서로 얽히는 방식을 통해 특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영화에서 그리고 있는 인물이 실제로 경험하는 세상이죠."라고 티크베어 감독은 말합니다."

톰 티크베어와 레이첼 허드 우드
톰 티크베어(오른쪽)와
향수에서 로라 역할을 맡은 레이첼 허드 우드 

"저로서는 영화 주인공 그루누이가 코와 냄새를 통해서만 세상을 분별하고 인식하는 방식이 늘 분명하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루누이의 '세상'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개념에 걸맞은 사운드 언어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티크베어는 영화에 합성음악을 절묘하게 사용하는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공주와 전사에서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작업하기도 했다"고 말합니다. "영화에서 들리는 모든 현악기 소리는 실제 악기로 연주된 것들입니다! 향수의 영화음악 역시 대단히 복잡한 곡이었기 때문에 제 인생 최대의 도전 중 하나였죠. 많은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초기 단계부터 작곡을 시작했고 사이먼 래틀 경과 베를린 필하모닉이 연주해주는 행운도 따랐습니다."

사운드에 관해 이야기할 때면 티크베어의 대답은 항상 음악적 요소로 돌아갑니다. "우리에게 음악은 우선적으로 시작해야 할 작업입니다. 스크립트 작업을 진행할 때 이미 작곡을 시작하죠. 조니 클리멕, 라인홀트 하일과 저 이렇게 세 사람이 함께 앉아 스크립트와 대조해가면서 작곡을 시작하므로 시나리오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영화에 어울리는 음악 사운드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촬영을 시작할 때쯤에는 이미 작곡한 음악의 상당 부분이 준비되어 있고, 소규모 오케스트라를 고용하여 연주를 해봅니다. 그러면 실제로 배우의 연기에 맞춰 음악을 재생하기도 하고 실제 촬영하는 '배경 속'에 음악을 넣을 수도 있죠. 그렇게 배우들은 영화의 분위기와 음향 배경을 미리 파악하고 연기를 펼칠 수 있습니다. 이전에도 그런 시도를 한 적은 하지만 본격적으로 도입한 건 향수가 처음이었어요."

그렇다면 그는 처음부터 Dolby® 기술을 사용했을까요? 티크베어 감독은 웃으면서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습니다. "Deadly Maria는 모노 사운드인 데다가 초저예산 영화였으니까요. 영화 겨울잠 자는 사람들(1997)에서 처음으로 Dolby를 사용했고 그 이후로는 항상 Dolby를 사용하여 작업하고 있습니다. 사운드 디자인과 관련해서는 거의 늘 같은 직원들과 작업을 함께하고 있죠.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제작에 참여했던 사운드 디자이너 더크 제이컵은 롤라 런헤븐 등 저의 다른 작품에서도 대부분 함께했고, 재녹음 믹서인 마티아스 램퍼트는 지금까지 제 작품의 거의 모든 사운드를 믹싱했습니다."

영화를 촬영하고 믹싱할 때 DVD 및 홈 씨어터 환경을 고려하는지에 대해서도 물어봤습니다. "사실 그 부분은 이제 그리 큰 문제가 아닙니다. 요즘엔 사람들이 집에 훌륭한 사운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DVD에 꽤 복잡한 사운드 층을 집어넣어도 그 사운드를 충분히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디지털 헤드폰으로 영화를 관람하면서 훌륭한 사운드를 즐기는 사람도 많이 있죠. 믹싱 과정에서 재녹음 믹서는 항상 영화관용 믹스와 TV 혹은 DVD용 믹스를 만드는데, 이러한 믹스는 압축비 등의 부분에서 서로 완전히 다릅니다. DVD 믹스의 경우 매우 고차원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이러한 사운드를 들으려면 좋은 장비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집에 훌륭한 프로세서와 스피커를 설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현 상황은 고무적이라 할 수 있죠."

더스틴 호프만과 대화 중인 톰 티크베어
향수 촬영장의 티크베어(가운데)와 더스틴 호프만(오른쪽) 

디지털 카메라로 전환되는 추세가 메인스트림 영화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티크베어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DV나 더 저렴한 시스템에서 촬영하는 경우가 아니면 현재로서는 그 방식이 그리 간편하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초점 측면에서 35mm 영화와 거의 동일한 수준의 시스템이 필요하다면 디지털 카메라의 기술은 아직 완벽하지 못합니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물론 어느 시점이 되면 모두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하게 될 것이고, 여러 사람이 사용하면서 가격도 점차 저렴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1970년대 중반 테크니컬러 시대가 막을 내릴 때 겪었던 변화와도 비슷합니다. 물론 느낌은 다르겠지만 결국 사람들은 이러한 느낌의 차이를 수용하게 될 것이며, 제한적 시스템 내에서 다시 더욱 강렬한 컬러를 얻는 방법을 찾아냈듯이 디지털 카메라도 원하는 방향으로 흥미롭게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변화가 두렵지 않습니다. 최대한 많은 기술적 발전이 있은 후에 변화를 선택하고 싶을 뿐이죠."

지옥의 묵시록과 같은 극적인 사운드 영화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티크베어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사운드 디자인은 많은 소리를 만들어내는 영화에서 높이 평가되는 경우가 많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조용한 영화를 매우 좋아합니다. 조용함에도 여러 레벨이 있기 때문에 2001년 헤븐을 촬영하면서 조용한 영화를 사실적으로 믹싱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시끄럽고, 음향 효과와 음악이 가득한 영화를 만드는 것이 훨씬 쉽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사운드 디자인의 아주 초창기에 만들어진 영화를 좋아합니다. 이러한 영화는 지금 봐도 아주 흥미롭죠. 그 중에서도 엑소시스트의 사운드트랙은 굉장하죠. 좀 더 최근 영화에서는 데이비드 핀처의 영화들이 정말 인상적입니다. 특히 세븐에서는 사운드트랙에 음악과 사운드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영화 전반의 긴장감을 탁월하게 살려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