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와 3D에 관한 피터 코위와 빔 벤더스의 대담

빔 벤더스는 1970년대 초 독일 영화의 부흥을 이끈 대표적인 감독입니다. 빔 벤더스 감독은 사물의 상태(The State of Things)로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으며 2년 뒤인 1984년 파리 텍사스(Paris, Texas)로 칸느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습니다.

1999년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The Buena Vista Social Club)은 음악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1987년작 베를린 천사의 시(Wings of Desire)는 수많은 상을 수상했을 뿐 아니라 할리우드에서 니콜라스 케이지와 멕 라이언이 주연을 맡은 시티 오브 엔젤(City of Angels)로 리메이크되었습니다. 빔 벤더스 감독은 1996년부터 유럽영화 아카데미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2011년 2월 빔 벤더스 감독이 독일 무용가 피나 바우쉬에게 바치는 찬사, 피나(Pina)가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Dolby® 3D로 상영되었습니다. 피나는 지금까지 중 3D를 가장 예술적이고 지적으로 사용한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피나는 감독님의 첫 번째 3D 영화입니다. 이번 작품을 3D로 촬영한 이유는 무엇이며 3D가 어떤 역할을 했습니까?

이번 영화는 3D 덕분에 가능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3D가 작품의 형식에 딱 맞았습니다. 20년 동안 피나 바우쉬의 예술 세계를 영화로 만들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녀의 무용을 공연장에서 스크린으로 옮겨올 수 있는 도구를 찾지 못했던 거죠. 그러던 중에 3D가 등장하면서 무용가들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열렸습니다. 이는 마치 무용과 3D가 서로 친밀하게 융합되어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3D는 저의 이러한 바람을 실망시키지 않았죠.

3D 디지털 영화의 특성은 현재 영화 언어에 있어 적합한 요소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견해에 동의하시는지요?

이번 작품을 통해 3D의 잠재력을 직접 확인했기 때문에 거기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싶지만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아직까지는 대형 영화사에서 3D를 주도하고 있는데, 이들이 3D를 영화 언어의 적합한 요소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형 영화사는 아직까지 3D를 주로, 때로는 전적으로, 볼거리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새로운 언어에 해가 됩니다. 3D는 훨씬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블록버스터 영화는 공간을 과장하고 관객들에게 생리적으로는 바르지 않은 경험이나 긴장감을 줍니다. 현재 많은 영화 팬들이 3D 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이는 당연하다 할 수 있습니다.

3D가 극장이나 가정, 실생활에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십니까?

저희 집에도 몇 가지 3D 기기가 있습니다. 3D 영화는 아이들이 특히 좋아합니다. 애들하고 같이 영화를 보려면 가장 먼저 3D 영화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반면 나이 드신 분들은 3D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피나의 경우에는 지금까지 3D 영화를 한 번도 본적이 없는 관객들이 많이 보러 옵니다. 피나 전에는 관심이 가는 3D 영화가 없었던 거죠.

베를린 영화제에서 최초로 마련한 3D 데이에 Dolby 3D로 피나가 상영되었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정말 멋졌습니다. 단 하루 동안 3편의 3D 영화를 상영하기 위해 장비를 들여와 새로 설치해야 했기 때문에 조금 불안하기도 했죠. 하지만 Dolby를 통해 훌륭하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상영할 때 Dolby 상영 엔지니어들은 어땠나요?

Dolby 엔지니어들이 장비를 완벽하게 설치해 주었습니다. 백업이 없는 것이 걱정되어 보안 시스템을 부탁했더니 Dolby 팀은 Barco DP 2K 비머 2대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우리는 동기화 모드로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가면서 2대를 모두 사용해 최상의 이미지와, 밝기, 선명도를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꿈이 이뤄진 거죠.

3D 영화의 준비, 제작, 후처리, 배급, 상영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피나가 무용 영화였기 때문에 빠른 움직임을 잡아내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습니다. 첫 번째 테스트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지만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우아하고 부드럽게 잡아내지를 못했습니다. 사실, 완전히 엉망이었죠. 스탭 한 명이 카메라 앞에서 팔을 크게 움직였는데 스트로보스코프 효과로 인해 마치 팔이 4개 달린 인도 여신처럼 보였습니다. 진짜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피나 바우쉬의 무용수는 때로는 빠르고 격렬하게 움직였고, 때로는 검은 무대를 배경으로 흰색 하의만 입고 춤을 출 때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높은 명암비는 3D 카메라에 치명적이었고 움직임을 잡기가 더욱 힘들었습니다. 옆으로 움직일 때마다 즉시 스트로보스코프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사람들이 옆으로 움직이도록 카메라를 이끌 때를 제외하고는 옆으로의 움직임을 최소화했습니다. 앞으로의 움직임은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3D에 완전히 적합해 보였습니다. 빠른 움직임을 보다 제대로 연출하려면 카메라 2대가 단순한 수준이 아니라 픽셀 수준까지 동기화해야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영화를 촬영할 당시 이를 소프트웨어로 처리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카메라는 Sony 1500s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움직임을 가장 적절하게 연출하는 셔터 속도를 테스트한 결과 모든 장면을 1/50로 촬영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성과는 공간을 가장 잘 연출하고 인간의 시야를 가장 잘 대신하는 렌즈를 찾은 것이었습니다. 바로 Zeiss Digiprime 10mm였죠. 클로즈업 장면에는 초점 거리가 약간 큰 Digiprime 14mm를 사용했지만 이를 제외한 거의 모든 장면을 Zeiss Digiprime 10mm로 촬영했습니다. 나머지 렌즈는 모두 돌려보냈어요. 각 장면의 공간 구조가 다음 장면에 혼란을 주지 않으려면 영화 편집에 많은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영화의 90%를 하나의 렌즈 세트로 촬영했습니다. 그리고 렌즈를 자주 바꾸면 스테레오그래퍼가 전체 장치를 다시 조정해야 해서 항상 비용이 많이 듭니다.

3D 영화는 사운드, 스토리보드 작성, 편집 또는 기타 제작 및 후처리 과정이 일반 영화와 다른가요? 예를 들어 3D 영화는 사운드 믹스 방식이 달라야 하나요?

사운드 믹스부터 이야기해 보죠. 피나는 일반 2D 스튜디오에서 평면 화면으로 꽤 정교한 믹스를 준비했습니다. 믹스 작업은 몇 주에 걸쳐 진행됐고 결과물도 매우 맘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처음부터 제작사에 실제 3D로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에서 최종 믹싱 결과를 확인하고 최종적으로 수정 작업을 해야 한다고 부탁했습니다. 적절한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았지만 베를린의 포스트 리퍼블릭에서 3D 상영관 하나를 빌릴 수 있었습니다. 최종 수정 작업 목적 하나로만 그곳을 이틀 동안 빌렸습니다. 사실 이때 처음으로 3D로 영화를 보면서 믹스를 들었죠. 첫 장면부터 입체 화면에서 눈은 다르게 움직였고 우리의 귀는 2D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믹스보다 "눈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것이 확실히 보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3D 화면에 맞춰 믹스를 조정함으로써 사운드에는 그런 구분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더라도 사운드에 다른 종류의 "깊이"를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덕분에 사운드가 보다 "투명"해진 동시에 보다 선명해져 눈의 움직임을 이끌었습니다. 이를 통해 사운드스케이프를 확실히 개선했지만 하루에 하나의 릴 밖에 작업하지 못해 예상보다 작업 시간이 훨씬 오래 걸렸습니다. 그래서 3D 믹스 작업을 할 때는 마지막에 3D 화면에서 최종 수정하는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그 외 다른 작업은 모두 믹스 전 작업으로 취급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 질문에 답하자면, 예, 확실히 그렇습니다. 3D 영화를 만들 때는 매우 정확하게 구상하고 시나리오와 스토리보드를 작성하고 촬영하고 편집해야 합니다. 3D는 완전히 다른 언어로서 그 역량을 매우 진지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3D에 대해 "볼거리" 측면을 지나치게 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장소와 공간에 대한 감각을 향상하고 인물의 존재와 그들의 분위기를 더욱 강하게 표현하는 데 3D의 실질적인 역량을 사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 같습니다.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사운드 스토리보드를 쓰십니까?

아니요. 하지만 음악은 미리 생각해 두는 편입니다. 피나의 경우, 특히 라이브 공연을 녹화할 때 카메라 위치를 결정하기 위해 스토리보드를 작성해야 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위치에서 공연의 구조를 파악하고 가장한 최상의 각도로 안무를 표현할 수 있도록 피나 바우쉬의 네 영역을 완전히 외워야 했습니다. 그리고 크레인이 무대 쪽으로 움직일 때, 무용수나 커다란 3D 카메라 장비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도록 크레인을 빼낼 시간을 정확히 알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커다란 무대 모형을 만들어 각도기로 카메라 각도를 정확히 측정해가면서 모든 장면과 움직임을 파악하고 계획했습니다.

Dolby A형과 Dolby SR를 거쳐 현재의 Dolby Digital로 넘어오면서 사운드트랙에 대한 dynamic range가 커졌습니다. 요즘 영화가 너무 시끄럽다고 생각하십니까?

액션 영화는 대부분 너무 시끄럽더군요. 특히 "쉭쉭"하고 움직이는 소리는 세상을 정복이라도 할 것처럼 시끄럽습니다. 실생활에서는 쉭쉭하고 움직이는 소리가 나지 않죠. 하지만 영화에서는 이런 소리를 너무 당연하게 여깁니다. 애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재미있으라고 입으로 쉭쉭 소리를 내는 모습이 생각나더군요.

그래서 잡음 제거 장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 우연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에는 잡음 제거 기능이 없는 헤드폰을 찾기가 힘들 정도죠. 우리는 자주 소리에 묻혀 삽니다. 그래서 고요한 정적이 얼마나 아름답고 위로가 되는지 잊고 있습니다. 저는 액션 영화나 블록버스터 영화는 물론이고 어떤 영화를 보던지 잠시라도 고요한 순간이 흐르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계속 시끄럽기만 한 영화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5.1채널 사운드와 관련하여 서라운드 채널을 사용하려는 분들께 조언을 한마디 해주시겠습니까?

서라운드 채널은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저는 여기에 너무 관심이 집중되지 않도록 조심했습니다. 특히 뮤지컬 영화에서는 서라운드 채널이 가장 중요한 것 같더군요.

디지털 사운드가 이제 표준으로 정착하고 디스크리트 채널이 등장한 지난 수 년 동안 영화 제작에서 사운드에 대한 접근 방식에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예전보다 더욱 정확하게 그리고 아무리 미미한 사운드라도 잘못된 경로로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서 작업해야 합니다.

사운드가 영화의 절반 이상, 이하 중 어느 정도를 차지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재미있게도 지난 수십 년간 사운드는 크게 발전해왔지만, 영상은 이상할 정도로 뒤쳐져 있었습니다. 사운드는 영상이 놓친 공간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던 1970년대에는 3-4달 동안 편집하고 며칠 동안 사운드 작업을 마친 다음 모노로 하루에 한 개 릴을 믹스하면 영화가 완성됐습니다.

하지만 스테레오가 등장하면서 사운드 작업이 훨씬 복잡해졌고 결국 작업 시간도 화면 편집 시간만큼 걸리게 됐습니다. 저는 3D가 등장하고서야 드디어 디지털 영상이 "사운드스케이프"의 영향을 받쳐 줄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영화가 감독님의 영화 제작 방법에 어떤 영향을 미쳤습니까? 디지털로 촬영하고 디지털로 영화를 극장에 배급하는 과정이 영화 제작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처음부터 디지털 기술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아무도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지 않았던 1990년대 초 Sony의 도움으로 도쿄 NHK에 있던 세계 유일의 HD 디지털 편집 장치를 사용해 꿈 속 장면을 디지털로 현상했으니까요. 이들 프로토타입 장비가 실제로 사용된 것이 그때가 처음이라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우리가 작업을 할 때마다 엔지니어들이 뒤에 앉아서 모든 내용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어요. 꿈 속 장면들이 새롭고 독특하게 나왔으니까요.

그리고 10년 후에 만든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은 아마 세계 최초로 완전 디지털로 촬영되어 대형 배급사를 통해 전 세계로 배급된 다큐멘터리 영화일 겁니다. 다른 방식으로는 그 영화를 만들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디지털 기술은 침체기에 빠져 있던 다큐멘터리를 구해내고 완전히 새로운 기반을 제공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용할 수 있는 도구의 다양화라는 개념에서 기술을 바라봐야 합니다. 때로는 기술이 이야기 전달과 개인적으로 제가 관심이 많은 영화 제작 방식에 새로운 옵션을 제공합니다. 영화의 언어를 찾는 작업은 아직도 진행 중이며 끝나지 않았습니다!

2011 베를린 영화제와 같은 주요 영화제와 시사회 등 특별 상영회에서 영상과 사운드를 올바로 설정하기 위해 Dolby 컨설턴트가 스크린 설치 작업에 참여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후처리와 비교해 볼 때, 실제 영화관에서 영상과 사운드가 전달되는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직도 영화관마다 영화가 다르게 보여서 놀랄 정도입니다. 예를 들어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상영관을 하나 빌려서 시험 상영을 해보면 화면이 너무 어둡고 초점도 맞지 않아서 완전히 실망하고 걱정이 태산처럼 쌓입니다. 영상기사들도 자신이 개입해 초점을 다시 맞출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말하죠. 그런데 다른 상영관에서 영화를 다시 틀었더니 갑자기 동일한 DCP[디지털 시네마 패키지]가 밝아 보이고 누르스름한 색조가 없어지고 초점도 완전히 맞는 것입니다.

피나를 여러 곳에서 상영해봤는데, 베를린 영화제에서처럼 최신 표준에 맞는 시설을 갖춘 상영관은 많지 않았습니다.

영화 체험을 강화하게 위해 영상이나 사운드, 혁신에 대한 기준 등에서 개선해야 하는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이미 그렇게 하고 있긴 하지만, 3D로 촬영하고 초당 48이나 50 프레임 레이트로 이를 투영할 수 있다면 큰 발전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